대한민국은 세계 10대 통상 강국이다. 21세기의 무역과 통상은 국가 간 또는 다자 간의 각종 규제와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마치 축구가 전 세계적으로 같은 규칙으로 시합이 진행되고, 월드컵에서 실력을 겨루고 순위가 결정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이처럼 다양한 상거래와 통상, 과학기술 개발, 첨단기술 산업 발전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지키기 위해서는 국제적 인재가 필요하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같은 세계의 법정에서 영토와 자원에 대한 국가적 권리와 각종 첨예한 현안을 다루고,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분쟁, 과학기술 특허전쟁, 각국의 보호무역 및 독점거래 규제 뒤에는 국제 (미국) 법률가들이 있다. 과연 오늘, 우리나라의 법률 직역은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가?
전 세계 100여 개국 700여 대학이 참여하는 제섭(Jessup) 국제법 모의재판 경시대회는 국제공법 분야 최고의 유니버시아드 대회이다. 올해, 국내 예선에서 작년 우승팀인 서울대 로스쿨팀을 꺾고 한국을 대표하게 된 팀은 한동대 법학부 미국/국제법과 (UIL) 팀이었다. 이는 요즘 국내 법학전문대학원들이 변호사시험에만 주로 집중하고, 독도 및 해양자원 문제, 무력분쟁 등 중요한 국제법과 통상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국내 법학전문대학원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사건이기도 하다.
2002년 설립된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는 올해까지 600여 명이 넘는 국제(미국)변호사를 양성했다. 이들 국제변호사들은 이미 국내외 로펌,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법원, 유엔 등 국제기구, 정부, 국내외 기업 및 비영리 단체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렇듯 이제 갓 30세가 된 지방의 소규모 대학은 ‘마치 100여 년 전 서양의 선교사들이 근대 의료기술을 들어와 우리 국민들의 보건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같이 우리나라의 국제적 법률 경쟁력과 법학교육의 근간을 바꾸기 위한 신선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초대 부원장 원재천, 3대 원장 Eric Enlow, 4대 신임원장 이희언 (Hee Eun Lee)
이런 도발적인 발상과 도전을 이루어 낸 배경에는 경상북도 안동 출신 인재들이 있었다.
경북의 의성 김씨 집안에서 특출한 형제 과학자와 교육자를 배출하게 되는데, 김호길 포항공대 (포스텍) 설립 총장과 김영길 한동대 설립 총장이다. 유학의 중심 안동 교육자 집안에서 성장한 두 형제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교육과 글로벌 법률교육의 기반을 경북에서 만드는 큰 업적을 남기게 된다.
미국 NASA에서도 연구했던 카이스트 교수 출신 김영길 한동대 초대 총장은 1995년 한동대를 개교한 후, 과학 (지적재산)과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법률가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미국의 저명한 헌법학자를 학교에 초대한다.
2001년 가을 매서운 영일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州에 위치한 캠벨 (Campbell) 대학의 린 버자드 (Lynn Buzzard) 대학 로스쿨 교수는 부인 와니다 (Junita) 여사와 함께 포항공항에 도착한다. 이후 2005년 첫 미국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배출하고, 2008년 런던에서 열린 세계 협상대회를 석권하는 등 로스쿨을 꾸준히 발전시켜 아시아 지역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직접 취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과정을 만들게 된다.
김영길 총장은 두 가지 슬로건으로 젊은 청년들의 열정에 불을 댕겼다. “Why Not Change the World” 와 “공부해서 남주자”는 모토이다.
지난 6월 5일, 아름다운 한동대 교정에서는 김영길 총장의 5주년 추모예배와 한동 국제법률대학원 4대 원장 취임식이 열렸다. 안동의 아들 김영길 총장께 참 스승에 대한 예를 표하며, 한동의 아들 이희언 (Dean Hee Eun Lee) 신임 원장의 출정을 응원한다. 가라. 세상으로!
출처 : 경북일보(http://www.kyongbuk.co.kr)